철학성향 테스트

그냥 2010/02/08 17:49

그린비 출판사 블로그에 갔다가 철학성향 테스트란 걸 해봤다. 철학에 관심은 많이 있지만, 정작 잘 알지는 못하는 터라 각 질문마다 나타나는 얼굴들이 누구인지 잘 모르고 그냥 순간순간 질문에 충실하게 답했다.

 

 

 

 

테스트는 동양과 서양 가지로 나뉜다. 그럼 그 결과는?

 

 

동양편

펼쳐두기..


 

 

서양편

펼쳐두기..

 

뭐 그냥 제목만 보면 내 성향과 맞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 문제는 저기 나와있는 사람들 중에 반쯤은 잘 모른다는 것. 실제 내 성향과 얼마나 비슷할지 한번 찾아보고 싶긴 한데, 언제나 시간이 부족하니 그것 또한 문제로다!

 

아, 그런데 맑스랑 같은 성향에 속한다는 걸 아내가 본다면, '빨갱이'를 잘 알아봤다고 좋아할 분명하다. 그런데 불교 성향이 깊은 아내가 싯다르타와 같은 성향이란 걸 본다면 다시 이 결과는 전혀 신뢰할 수 없다고 외칠 게 뻔하다!
 

명절 스트레스

그냥 2010/01/29 13:33

우리나라에서는 일 년에 두 번,'민족 대이동'이 일어난다. 설과 추석. 차례의 명절 때마다 온 국민이 고향을(혹은 부모님을) 찾아 움직인다. 부모와 같은 곳에 살지 않는 한, 명절 때마다 고향으로 찾아가야 하는 것이다.

 

고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교통수단이 있어야 한다. 차를 갖고 있다면 차를 타고 가면 되겠지만, 늘 뉴스에서 보듯이 주차장이 되어버린 도로에 아주 오랫동안 꼼짝도 못하고 서 있고 싶지 않다면 차를 갖고 가는 건 위험하다. 그럼 남은 건 비행기, 철도, 고속버스 등일텐데, 비행기는 일단 비싸고, 둘째 공항에서 집까지 거리가 멀기 때문에(아마 비싸다는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일반적으로 고려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남는 건 철도와 고속버스. 고속버스는 앞서 말했듯이 명절때만 되면 주차장으로 변신하는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특성 때문에 도착시간을 예측하기 힘들다. 평소의 2배, 3배, 4배 등 상상을 초월하는 시간이 걸려도 아무도 탓할 수 없다. 게다가 도로에 꼼짝도 못하고 갇혀있는 동안 좁은 좌석에서 인내심을 길러야 하며, 배고픔과 화장실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없다.

 

따라서 가장 유용한 교통수단은 철도이다. 이동 거리가 멀면 멀수록 이 철도가 가장 좋은 선택이 된다. 그런데 몇 년전 고속철도 라는 것을 만든 철도공사는 기존의 무궁화, 새마을 등을 다 빼버리고 고속철도로 열차 시간표를 도배해놓았다. 선로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굳이 기존 열차들을 줄일 필요가 없는데도 말이다. 고속철도는 가격이 엄청 비싸지만, 조금 빨리 간다는 장점도 있다.

 

어쨌든 명절 기간에 철도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결론이 났는데, 문제는 이 기차표를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란 말이다. 철도공단에서 일방적으로 명절 표 예약 시간을 정해놓고 공지하곤 하는데, 이 시간을 일반일들이 쉽게 알 수가 없으며, 설사 알았다 하더라도 새벽 일찍 짧은 시간에 끝나버리기 때문에 예약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명절 표는 할인헤택도 받기 어렵다.

 

언젠가부터 명절이 늘 짧았던 것 같다. 연휴가 짧을수록 표를 구하기는 더욱 어렵다. 짧은 기간에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직장인이 맘대로 연휴를 늘릴수도 없는 것이다. 어떻게든 그 기간 안에 고향을 다녀와야 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표는 없다. 젠장 대체 어쩌란 말인가!

 

처음 서울에 올라왔던 해 설날이었다. 그땐 아직 혼자였기 때문에 어떻게든 표를 구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바쁜 일에 쫓기다보니 결국 기차표를 구하지 못했고, 연휴 첫날 임시고속버스를 타고 부산을 향했다. 좌석이 좁아서 불편한 일반고속버스였고, 내 옆 자리에는 젊은 여성분이 타고 있었다. 그날 14시간이 걸렸던가, 15시간이 걸렸던가. 이젠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 암튼 점심무렵에 버스를 탔는데, 새벽 늦게 도착했다. 잠을 자고 또 자도 버스는 계속 멈춰있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도중에 눈이 왔다. 배도 고프고 화장실도 가고 싶었고, 자세가 불편해서 미칠 것 만 같았다. 게다가 옆자리의 낯선 여성이 신경쓰였다. 그 지옥같았던 14시간(혹은 15시간)을 버틴 후에 내가 내린 결론은 다시는 고속버스를 선택하지 않겠다였다.

 

시간이 흘러 해마다 두 번씩, 명절은 돌아오고, 나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아내는 서울사람이고, 장인어른의 고향은 이북이라, 명절에 어디 가본 경험이 없었다. 먼 부산까지 동행해야 할 아내를 편하게 모시기 위해 나는 어떻게든 열차표를 구해야 했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표를 구했지만 (아슬아슬하게 예약 대기를 걸어놓았던 표가 생기거나, 밤늦게 출발해서 새벽에 도착하는 표를 구하는 등 그 이야기를 다 하려면 끝도 없다!) 정말 어떻게 해도 표를 구하지 못한 경우, 고속버스를 타고 간 적도 있고, 직접 차를 몰고 간 적도 있다. 당연히 고생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아내는 늘 명절이 다가오면 빨리 표를 구하라고 나를 닥달한다.

 

나라고 일찍 표를 구하기 싫어서 가만 있는 건 아니다. 일단 일터에서 명절 연휴에 대한 계획이 나와야 한다. 앞에 하루를 더 쉬게 해줄지, 혹은 뒤에 하루를 더 쉬게 해줄지 아니면 아예 앞, 뒤로 하루씩을 붙인다던가, 아예 더 쉬는 건 없이 딱 연휴만 쉰다던가 그런 방침이 정해져야 표를 구할 것이 아닌가.

 

이번에도 일터의 방침을 기다리다가 결국 표를 구하는 시기를 놓쳤다. 뒤늦게 부랴부랴 찾아보지만 '매진'이라는 글씨만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을 뿐, 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정말 명절때마다 이 짓 해먹기 짜증난다! 명절 당일이 되면 또 왔다갔다 하느라 힘들고, 가서 이런저런 집안 일 때문에 힘들고 온갖 스트레스를 다 받게 될텐데, 명절이 되기 한참 전부터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냔 말이다!

 

 

 

 

 

유혹하는 에디터 / 고경태 / 한겨레출판 


 

깔끔한 하얀 표지에 ‘유혹하는’ 분홍색 글씨가 눈에 띈다. 글씨들 사이로 칸막이처럼 좁은 사진이 들어가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겨레21이 잔뜩 꽂혀 있다. 앞날개에는 저자의 사진과 소개가 들어있는데, 생각보다 긴 소개글의 첫 부분이 ‘심심한 인간. 잘 뜯어보면 심심하지 않은 인간.’ 이라고 되어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저자의 이런 사고방식이 이 책 곳곳에 깔려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고경태 기자가 <한국농어민신문> 기자로 시작하여, <한겨레21> 기자 및 편집장, <한겨레> esc 팀장, <씨네21> 편집장이 되기까지 그동안 자신의 잡지 편집경력을 통해 깨달은 자신만의 원칙(혹은 비법)을 알려주고 있다. 편집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흔히 생각하는 편집, 예를 들어 교정교열 같은 실무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이 책에서 얘기하고 있는 편집이란 전체를 조율하고 디자인하는 영역이다. 하긴 저자는 잡지 편집기자다. 일반 단행본 편집자와는 다르고 잡지 취재기자와도 또 다르다.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약간 오해가 생길수도 있겠다. 그러니까 저자가 강조하는 ‘편집 노하우’가 전적으로 어느 편집 영역에나 다 맞지는 않다는 말이다.
 

고경태 기자는 자신이 뽑았던 제목이나 표지 그리고 광고 등을 보여주고 있다. 책에서 가장 눈여겨 볼만한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다. 그동안 나왔던 한겨레21의 제목, 표지, 광고를 저자 나름의 몇 가지 기준으로 베스트10, 워스트 10 뭐 이런 것들을 뽑아놓았는데, 읽다보면 그 시기의 정치, 사회 상황이 떠오르기도 하고, 개인적인 기억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대학시절 학생운동에 잠시 몸담았던 나는 당연히 <한겨레>만 읽었다. 조중동을 비롯한 다른 신문은 별로 신뢰하지 않았고,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그런데 신문이란 게 매일 읽다보면 별로 재미가 없다. 매일 쏟아지는 기사들이 다 똑같아 보인다. 그런데 <한겨레21>은 달랐다. 주간지라서 그런 것인지 표지부터 눈길을 확 잡아끄는데다, 기사 하나 하나가 다 재밌었다. 그 시절 <한겨레21> 표지들을 보면서, ‘참 선정적이다!’ 라는 평을 여러 차례 입에 올리곤 했었는데, 그 표지들을 만든 사람이 고경태 기자라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알게 되었다. 저자가 뽑은 인상 깊은 표지들 중에 몇 개는 나도 아직까지 기억하는 것들이었다. 저자는 그런 표지들을 뽑은 이유를 설명하면서 사실은 선정적이지 않다 라던가, 스스로 생각해도 낯 뜨겁다 라던가 등의 지금의 느낌을 털어놓는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런 저자의 변명(?)들이 별로 와 닿지는 않는다.

뒤쪽으로 가면 글쓰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편집자들은 활자만 보면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교정하는 직업병(?)을 갖고 있는데, 막상 스스로 글을 쓰면 그런 실수들이 여전히 눈에 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글쓰기에 대한 노하우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편집기자 다운 내용들이다. 사소한 실수들을 제거하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아주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책을 읽다보면 중간에 에세이들이 하나씩 끼어있다. 저자가 어떻게 편집기자로서 잡지판에 발을 들여놓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에피소드들이 있었는지를 들려준다. 이것만 찾아 읽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다.
 


이 책은 편집 일을 하지 않더라도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 앞쪽에서 저자가 ‘지구상의 모든 인간은 편집자’라고 말한 것처럼 일상에서도 이 책에서 말하는 ‘편집’의 영역에 속하는 일을 해야 할 경우가 많다. 그리고 출판과 관계된 일을 한다면 편집 분야가 아니더라도 읽어야할 책이다. 특히 이 책의 내용 대부분은 마케팅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최근의 출판계 상황을 고려한다면 필독서라고 할 수도 있겠다.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 더글러스 러미스 / 녹색평론사 

 

 

경제성장과 생태계 파괴 사이의 진실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책 제목 치고는 좀 길다. 그리고 질문이 좀 어렵다. 아니 질문 자체가 어렵다는 사실을 말하는 게 아니라 말이 좀 복잡하고 어색하다. 정확하게 뭘 묻고 싶은 건지 금방 알기 어렵다. 그런데 더 쉬운 말로 바꿔보려 해도 잘 안 된다. 결국 이게 최선의 제목인 것일까? 책의 서문에서 저자 더글러스 러미스도 제목에 대해 말하고 있다. 처음 원하던 제목과 지금 제목 사이에서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제목이 아주 매끄럽지는 않은 것처럼 본문도 읽다보면 번역투의 문장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조금은 옛날 책을 읽는 듯 한 기분이 든다. 표지도 판형도 조금 그런 느낌. 녹색평론사에서 나온 이 책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을 펼쳐드는 순간부터 나는 사람을 떠올렸다.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 선생님이다.


김종철 선생님의 강의를 처음 들었던 날이 기억난다. 그때 나는 지독한 의욕상실과 무력감에 빠져있었다. 나는 대학시절 잠시 몸담았던 사막화방지운동을 계기로 환경운동을 시작했다. ‘새만금 개발 반대운동’, ‘금정산, 천성산 고속철도 관통 반대운동’ 등의 굵직한 개발반대 운동에 참여했고, ‘골프장 건설 저지’, ‘젤라틴 공업용 쇠가죽 원료사용 중단’, ‘재생가능 에너지 확산’ 등의 다양한 운동에 참여했지만, 단 한 차례도 원하는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환경운동은 기본적으로 개발반대 싸움이다. 개발을 통해 자신의 배를 불리려는 세력과의 싸움에서 이겨, 자연생태계를 현 상태로 보존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이 싸움은 헤비급 챔피언과 라이트급 아마추어의 권투시합만큼 불공평한 싸움이다. 처음부터 힘이 다른 거대한 권력집단과의 싸움에서 우리는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여러 개발반대 싸움의 현장을 겪으면서 느꼈던 건 무력감이었다. 물막이 공사가 막 끝난 새만금 방조제 4공구 현장에서 밤새 삽과 곡괭이를 휘둘러, 아침 무렵 겨우 다시 바닷물을 만나게 했을 때의 감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나 겨우 몇 시간 뒤 전경들과 용역깡패들이 폭력을 휘둘러 우리를 한쪽으로 몰아놓고, 포크레인으로 우리가 잠시 만나게 했던 바닷물을 다시 막아버렸을 때의 느낌도 잊을 수 없다. 그때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가장 강하게 나를 사로잡은 기분은 바로 무력감이었다. ‘이 싸움은 절대로 이길 수가 없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법정공방까지 갔던 ‘새만금 사업’은 결국 개발을 원하는 측의 승리로 끝났다. 또한 지율스님께서 목숨을 걸고, 4차례에 걸쳐 총 241일 동안 단식농성을 벌였지만 결국 고속철도 공사를 막을 수는 없었다. 뭇 생명들의 삶의 터전을 짓밟는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노력했던 몇 년 동안 나는 점점 무력감에 빠져들었다. 뭘 해도 다 안 될 것 같은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결국 환경운동단체를 그만두고 문화운동단체로 옮겼다.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서는 문화적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김종철 선생님을 만난 건 바로 그때였다. 선생님은 내가 갖고 있는 의문을 완전히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해소할 있도록 도와주셨다.


나는 환경운동가로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실 근본적으로 산업사회를 벗어나는 상상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스스로를 사회주의자라고 여기며 자본주의를 뒤엎을 상상은 자주 하고 있었지만, 그 사회주의조차 산업사회라는 틀에서 보면 자본주의와 별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경제성장은 산업사회를 끌고 가는 유일한 힘이다. 그리고 경제성장만을 추구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이다. 산업사회의 속에 갇혀있으면서 생태계의 파괴를 막아 보겠다고 하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에 가까운 기적을 이뤄보겠다고 나서는 것이나 똑같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비록 눈이 가려져 있어서 쉽게 깨닫지 못하고 있겠지만, 우리 사회는 매우 비인간적인 곳이다. 오직 돈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이 사회를 이끌고 나가기 때문이다. 자신의 배를 불릴 생각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 다른 생명들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는 것이다. 돈과 권력에 눈이 멀었기에 시화호의 교훈도 잊어버리고 다시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대규모 환경파괴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돈과 권력만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오직 살아보겠다는 생각으로 망루에 오른 사람들을 죽이고도, 오히려 그들을 테러집단이라고 매도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찾고 싶었던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산업사회라는 틀 바깥을 상상할 수 없었던 나는 오랫동안 고민했지만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김종철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비로소 어렴풋이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후에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경제성장이라는 허황된 이데올로기를 벗어나는 것만이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이며, 자연생태계를 지킬 수 있는 길인 것이다.


경제성장이 허황된 이데올로기라고? 경제성장을 해야만 우리가 잘 살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래야 가난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복지혜택을 줄 수 있지 않은가? 지금까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 어떻게 해서 경제성장이란 거짓말에 우리가 속았는지 알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경제성장 포기하고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있을까? 온 세상이 다 경제성장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한 사회 혹은 한 국가만 경제성장을 포기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제부터 다시 찾아나가야 한다. 어쨌든 중요한 건 이제야 현실을 바로 보는 눈이 뜨였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내가 운동가로서의 삶을 제대로 살아오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서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책은 평화와 환경위기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해서 잘못된 상식(사고방식)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그것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를 깨닫게 해주고, 올바른 상식(사고방식)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지금 모든 사람들이 ‘경제’만을 외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오직 경제성장만이 최고의 가치이자 미덕인 시대에 살고 있다. 왜 그럴까? 어째서 그렇게 된 것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나는 그것이 ‘자본주의’ 때문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사회주의’에서 답을 찾으려 했다. 그런데 현실사회주의를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사람들이 돈에 미친 건 자본주의 때문이 아니라 산업사회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 2년 만에 다시 들었던 강연에서 김종철 선생님은 잘 찾아보면 우리 주위에 의외로 우리와 비슷한 ‘또라이’들이 많다고 했다. 실제로 그 강연을 들으러 온 50여명은 대부분 그  ‘또라이’들일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더 많은 ‘또라이’들이 생겼으면 좋겠다. 함께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철도 노조의 파업이 5일째를 맞으면서 보수언론의 여론몰이가 장난이 아닌 하다. 각 방송사와 조중동 그리고 각종 경제신문들은 철도노조 파업이 시작되자마자 앞다투어 비난기사를 써나갔다. 시민들의 발을 묶는다느니, 시민들을 볼모로 한 불법파업이라느니 이들의 막무가내식 비난기사는 예상했던 바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늘 똑같은 마녀사냥식 기사들을 계속 읽다보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한편 필수유지인원을 남겨두고, 찬반투표 절차를 지켜 결정된 이번 파업을 '불법파업'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검찰의 판단(경향신문 기사보기)과 노동위원회에서 불법이라고 판정된 대체인력 투입을 강행하는 것은 바로 한국철도공사임(경향신문 기사보기)을 널리 알리기는 쉽지 않은 듯하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철도공사측은 운행요금이 비싼 KTX는 100% 정상가동하고 있으며, 무궁화와 새마을의 운행을 확 줄였다. 과연 누가 시민들의 이동권을 볼모로 잡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정부가 밀어 붙이고 있는 '공기업 선진화'라는 것이 본격화 된다면 앞으로 더더욱 시민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 정부가 발표한 '선진화'의 주된 내용은 ∆팔 수 있는 곳은 판다(민영화) ∆줄일 곳은 줄인다(인력 구조조정) ∆없앨 곳은 없앤다(기관 통폐합)는 것이다.(참세상 기사보기) 팔고, 줄이고, 없애는 것이 과연 시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분명하다.

 

언제부터인가 지하철 역에는 판매창구가 대부분 사라지거나 닫혀버렸다. 사용법이 쉽지 않은 카드와 자동발매기만이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우측통행'을 홍보하기 위해 많은 인력을 동원한 것을 보면서 참 씁쓸했다. 가장 중요한 표를 파는 직원은 없애놓고,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우측통행'을 홍보하고 단속(?)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동원하는 것은 정말 시민들을 위하는 길인가.

 

나는 철도노조의 파업을 지지하고 환영한다. 굳이 철도노조가 파업하는 이유를 설명한 아고라 글 을 읽지 않아도 그 내막은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뭔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지만 연대하는 마음만은 갖고 있다. 실제로 큰 불편을 겪고 있지도 않지만, 만약 조금 불편한 일이 있어도 이번만큼은 참아 주는 게 도리에 맞다. 민주노총 경기본부 블로그 글에 나온 말처럼 '잠시 불편을 참는 것이 연대의 시작'이다!